사업자금‧생계비 용도
대환대출 서비스 확대必
[데일리안 = 이세미 기자] 저축은행들에서 나간 예·적금 담보대출이 한 해 동안에만 1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8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자, 조금이라도 더 이자가 저렴한 대출을 찾는 서민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 제 2금융권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 확대 등 서민들이 자금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안을 확대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예·적금 담보대출 잔액은 총 7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11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0년 3월(999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예·적금 담보대출은 금융 소비자 본인이 가입한 예금을 해지하지 않고,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유용한 상품이다
예·적금 담보대출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왔다. 1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9년 942억원에서 2020년 999억원으로 증가한 후 2021년 700억원대로 내려왔다. 이어 지난해 9월 662억원까지 쪼그라든 후 다시 증가 전환했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동원제일저축은행에서만 212억원의 예·적금 담보대출이 이뤄졌다. 이어 ▲SBI저축은행 87억원 ▲웰컴저축은행 58억원 ▲OK저축은행 28억원 ▲유니온상호저축은행 21억원 ▲애큐온저축은행 17억원 ▲다올저축은행 15억원 ▲한국투자·상상인·대신저축은행이 각각 14억원 순이었다.
저축은행의 예·적금 담보대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 여파가자리하고 있다. 이자 부담이 적은 대출을 찾는 중·저신용자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저축은행들은 예·적금 담보대출은 보통 예금금리에 1.5%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4%대인 경우 대출은 5.5~6%대에서 받을 수 있다. 대출 금액은 예·적금의 90%까지 가능하다. 적금통장에 5000만원이 들어 있으면 최대 4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대출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달하고 17개 국내 은행 대출금리도 지난 5월 기준 5.11~11.35%에 분포한 점을 감안하면, 예·적금 담보대출은 저축은행 고객들이 유일하게 부담없이 손을 뻗을 수 있는 창구인 것이다.
금융권은 저축은행들이 최근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2금융권 특성상 1금융권에 밀려난 고객이 많고, 중저신용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예‧적금 담보대출을 찾는 소비자들은 계속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예·적금은 담보물의 안전성이 보장되고 담보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예·적금 담보대출을 선호한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적금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신용등급이 좋은 우량차주들은 굳이 해당 대출을 이용하지 않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대출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사례일 수도 있지만 경기가 악화되면서 사업자금 용도나 생계비 등을 조금이라도 저금리로 빌리려는 차주들이 많다는 의미”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 2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 등을 통해 온라인 대환대출 실효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