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횡단보도 사고, 불법 주행이라도 지자체 배상 책임 30% 인정 판결

목차
- 3cm 도로 턱에 넘어진 고교생, 지자체 상대 승소
- 법원의 판단: 불법 주행 여부보다 중요한 도로 관리 책임
- 배상 비율 30% 제한의 근거와 시사점
전동킥보드 횡단보도 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최근 이용자의 과실이 있더라도 도로 관리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에 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전동킥보드(PM)는 횡단보도에서 내려서 끌고 가야 하지만, 이를 타고 건너다 도로 파손으로 사고가 났을 때 법원은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았을까요?
이번 판결은 도로 관리 주체의 의무 범위를 법적 이론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이용 실태에 맞춰 폭넓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건의 전말과 법원의 판단 근거를 상세히 분석해 드립니다.
3cm 도로 턱에 넘어진 고교생, 지자체 상대 승소
사건은 지난해 8월,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의 한 횡단보도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고교생 A군은 전동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노면이 훼손되어 생긴 약 3cm 높이의 도로 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직후 A군 측은 청주시가 도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약 2,5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국가배상법 제5조에 따르면 도로나 하천 등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국가나 지자체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청주시는 강력히 반박했습니다. “횡단보도는 기본적으로 보행자를 위한 공간이므로, 차량에 해당하는 전동킥보드의 통행까지 예상하여 안전성을 확보할 의무는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어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반드시 내려서 끌고 가야 한다는 점을 들어 지자체 배상 책임이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불법 주행 여부보다 중요한 도로 관리 책임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청주지방법원 민사6단독 이주현 부장판사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청주시의 관리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전동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위가 도로교통법 위반이라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이를 타고 통행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판결의 핵심은 **’현실적인 이용 실태’**와 **’방호조치 의무’**였습니다. 재판부는 경험칙상 많은 시민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지자체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도로 관리 하자를 예상하고 보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지자체가 도로를 수시로 점검하고 3cm의 단차를 미리 보수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이는 행정 기관이 법규 위반 여부를 떠나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선제적인 시설물 관리를 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참고: 해당 판결과 관련된 자세한 법적 정보나 유사 판례는대한민국 법원 대국민서비스또는 관할 법원인청주지방법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배상 비율 30% 제한의 근거와 시사점
법원은 지자체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범위를 **30%**로 제한했습니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청구 금액의 일부인 약 470만 원을 A군에게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책임이 제한된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인 행정력의 한계와 운전자의 과실 때문입니다.
- 행정력의 한계: 재판부는 “지자체가 관할 구역 내의 모든 도로 하자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즉각 보수하는 데에는 인력과 예산상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이용자의 과실: A군 역시 안전모 미착용 등 안전 수칙을 어기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넌 과실이 분명하므로 이를 배상 비율 산정에 반영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자가 늘어나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지자체의 도로 관리 책임을 보다 엄격하게 물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도 법적 책임이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며 본인의 과실 비율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횡단보도 사고 예방을 위해 반드시 내려서 이동하는 등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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