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대상 10주 과정 아카데미
열흘 만에 90명 넘게 등록 ‘인기’
영국 옥스퍼드대가 한국어 및 한국 문화 전반을 다루는 10주 과정 교양 강좌를 열었다.
5일 연합뉴스는 옥스퍼드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10주 과정의 한류 아카데미(UK Hallyu Academy)를 열고 전날 입학식을 했다고 전했다. 한류 아카데미는 옥스퍼드대가 운영하고, 주영 한국교육원이 운영비·프로그램 공동개발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좌는 한국 에듀테크 기업이 제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격주 토요일마다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수료생에겐 이수증을 발급할 예정이며, 수료식은 옥스퍼드대 졸업식장인 ‘셸더니언 시어터’에서 개최된다.
조지은 옥스퍼드대 한류 아카데미 기획·운영 교수는 “한국어를 중심에 두고 K-팝부터 드라마, 영화, 음식, 패션까지 한국 문화를 두루 소개할 계획”이라며 “수업 전반부에선 ‘한류의 언어’를 주제로 반말과 존댓말, 사투리, ‘You’ 번역의 한계,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언급한 ‘1인치 자막 장벽’ 등을 다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후반부엔 해녀,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 김홍도와 신윤복, 세종대왕, 정조, 서태지, 선덕여왕 등 신라 시대부터 현대까지 인물을 중심으로 수업이 전개된다. 조 교수는 “열흘 만에 90명 넘게 등록하는 등 영국에서 한국 문화 인기가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중학생부터 대학교수, 10대부터 60대까지 나이, 직업 등이 다양하다”라고 덧붙였다.
옥스퍼드대 하트퍼드 칼리지에서 열린 이 날 입학식에는 영국 전역에서 약 2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려고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거나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사극을 보며 한복을 좋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BTS)을 통해 한국 문화에 발을 들였다는 이들도 많았다. 안희성 주영한국교육원 원장은 “한국어와 한국에 관한 인식이 확산하고 한국어가 영국 중고등학교 정규과목으로 채택되는 등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데 한류 아카데미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옥스퍼드대학은 영국 정부와 함께 자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와 그 효과에 관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조 교수는 영국 교육부와 함께 한국어 학습에 관해 올해 7월까지 7개월간 연구하고 정책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영국 10대 학생들이 다른 외국어에는 흥미를 잃어가는 데도 시험과 관계없는 한국어는 스스로 공부하고 이들의 생활 태도까지 좋아지는 ‘현상’에 대해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