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처음 도입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이 ‘매의 눈’으로 오심을 잡아내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FIFA가 오프사이드 판정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이번 대회부터 도입한 신기술이다.
21일 오전 1시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조별리그 A조 1차전. 전반 3분에 터진 에콰도르의 첫 골이 비디오판독(VAR) 결과 취소됐다.
카타르 페널티 지역에서 마이클 에스트라다가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펠릭스 토레스가 발리슛으로 연결하자 이를 에네르 발렌시아가 문전에서 헤딩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 골은 이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산됐다.
맨눈으로는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관중뿐 아니라 국내·외 해설위원들도 오프사이드가 맞는지 의아해하며 오프사이드가 아닌 골키퍼에 대한 물리적 반칙 같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내 SAOT이 잡아낸 화면이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송출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발렌시아의 득점에 앞서 에스트라다의 발끝이 미세하게 카타르 수비수보다 앞선 것을 SAOT가 잡아낸 것이다.
SAOT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스포츠연구소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가 3년 간 개발한 판독 기술이다. 경기장 지붕 아래에 설치한 12개의 추적 카메라가 공과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읽는다. 추적 카메라는 각 선수의 관절 등 신체 29개 부위를 정밀 측정해 초당 50회 빈도로 읽어낸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인 ‘알릴라’ 안에도 관성측정센서(IMU)가 장착돼있어 초당 500회 빈도로 공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그러다 오프사이드 상황이 전개되면 이를 곧바로 VAR 심판실로 전송한다. 앞서 FIFA는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는 데 평균 70초가 소요되지만, SAOT를 적용하면 20~25초에 판정이 끝난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문을 열었던 발렌시아는 결국 이 기술로 득점을 놓쳤다. 그러나 이어진 전반 16분 페널티킥 득점으로 끝내 이번 대회 1호골 주인공이 되는데 성공했다.
출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