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1호에선 상식 밖 일들이 있었습니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을 관리한 안덕수 트레이너가 개인 인스타그램에 내부 고발 글을 올렸다. 누구를 겨냥한 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글엔 손흥민, 조규성, 정우영 등 이번 월드컵에 참여한 선수들을 비롯해 기성용, 이근호 등이 ‘좋아요’를 눌러 후폭풍이 예상된다. 축구팬들과 네티즌들은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폭로 글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안 트레이너는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일정이 끝난 6일 인스타그램에 “그들의 여정은 아름다웠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며 선수들과 찍은 단체 사진을 올렸다.
안 트레이너는 이 사진에 대해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대로는 끝내지 말자’며 2701호에 모여 했던 2701호 결의다”라며 설명했다.
그는 자신과 함께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한 송영식, 이철희 트레이너에게도 “고생 많았다”며 감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당 케어 시간이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세 시간이었다. 하루에 한 사람이 5~6명씩 케어하다 보면 손이 퉁퉁 붓고 부르트기 일쑤였다. 그들이 흘린 땀 앞엔 고개 숙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 트레이너는 “2701호에선 많은 일들이 있었고, 2701호가 왜 생겼는지는 기자님들 연락 주시면 상상을 초월할 상식 밖 일들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부디 이번 일로 인해 반성하고 개선해야지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 또한 프로축구팀에 20여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사람이기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다”며 “바꾸세요. 그리고 제 식구 챙기기 하지 마세요”라며 누군가를 저격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안 트레이너는 글 밑에 ‘선부트레이너’ ‘십시일반’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카타르월드컵’ ‘안덕수’ ‘송영식’ ‘2701호’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안 트레이너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2701호’에 대한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꽁꽁 언 생수병으로 손 마사지를 하는 사진을 올린 뒤 “손에서 열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니들이 할 일을 해주는데 뭐? 외부치료? 안샘이 누구냐고? 축구판에서 나를 모른다고? 그러니까 니들은 삼류야!”라고 적었다.
또 “월드컵이 다 끝나고 나면 2701호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2701호의 존재 이유가 뭔지 말씀드리겠다. 단, 2701호는 대한축구협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도움 받은 것도 없다. 2701호 정체 궁금하지 않냐. 알게 되면 선수들 비난 절대 못할 것”이라고도 썼다.
안 트레이너는 손흥민의 개인트레이너로, 오랜 시간 런던에 상주하며 손흥민의 컨디션을 관리했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안 트레이너와 카타르 도하로 건너왔다.
안 트레이너는 도하에서 대표팀과 같은 숙소에 머물렀고, 호수는 2701호 추정된다. 객실료는 손흥민 측에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안 트레이너는 카타르 도착 당시 인스타그램에 “좋은 방 마련해주신 아버님. 아버님 말씀처럼 하루하루 찾아올 선수들을 생각하며 행복한 시간 보내다 가겠습니다”라는 글을 쓴 바 있다.
축구 팬들은 안 트레이너 저격 글의 주어는 없지만 ‘축구협회’를 겨냥한 것 같다고 보고 있다. 안 트레이너 주장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동안 손흥민을 포함해 다른 선수들은 축구협회가 고용한 트레이너가 아닌 2701호에서 안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글에는 이번 월드컵에서 활약한 손흥민, 조규성, 정우영, 김진수, 손준호, 송민규 등을 비롯해 선배 선수들인 기성용, 이근호 등이 ‘좋아요’를 눌러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출처 조선일보